궁금해서 찾아봤다 — 오픈소스, 왜 만드는 걸까?

“Ghost, Node.js, WordPress는 왜 무료일까?” 오픈소스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공개되는지, 그리고 그 개발자들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지에 대해 궁금해서 직접 찾아보고 정리해본 이야기입니다. 오픈소스의 철학과 수익 모델이 궁금한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세요.

궁금해서 찾아봤다 — 오픈소스, 왜 만드는 걸까?

요즘 뭔가를 만들려고 하면, 처음부터 코드를 짜는 일이 드물다.
Ghost를 설치하려고 보니 Node.js 기반이란다. CSS를 수정하려니 gulp로 자동 빌드한다. 서버는 Docker로 띄우고, 테마는 GitHub에서 가져오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설치한 모든 것들이 무료다. 오픈소스다.

처음엔 그게 당연하게 느껴졌는데, 문득 궁금해졌다.
이건 누가 만든 거지? 왜 만들었지? 그리고 이 사람들은 도대체 뭘 먹고 살까?


오픈소스, 정확히 뭐야?

우선 오픈소스(Open Source)란, 말 그대로 소스코드를 ‘공개’한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그런데 단순히 코드를 공개하는 것만으로 오픈소스라 부르진 않는다.
사용, 복사, 수정, 배포가 자유로워야 하고, 보통은 **OSI(Open Source Initiative)**에서 정의한 라이선스 조건을 따른다.

대표적으로 많이 쓰는 라이선스들:

  • MIT: 자유도가 높고 기업에서도 잘 씀
  • GPL: 공개한 코드에서 파생된 것도 공개해야 함
  • Apache: 특허 문제까지 고려한 탄탄한 구조

Ghost는 MIT 라이선스, WordPress는 GPL, Node.js는 MIT 기반, Gulp도 마찬가지다.
내가 편하게 쓰고 있는 것들이 전부 이런 구조로 돌아가고 있다.


오픈소스를 왜 만들까?

이 질문이 제일 궁금했다.
내가 개발자라면 수년간 밤새워 만든 코드를 왜 공개하지? 복붙당할 수도 있는데?

찾아보니 이유는 다양했다.

1. 커리어 성장, 포트폴리오

개발자 입장에서는 “잘 만든 오픈소스 하나가 100개의 이력서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GitHub에 꾸준히 활동하고, 스타를 많이 받는 프로젝트에 기여하면 이름이 알려지고, 유명 회사에서 먼저 연락 오기도 한다.

실제로 React를 만든 조던 왈크는 Facebook에서 근무했고, Vue.js의 에반 유는 구글에서 일하다가 Vue 프로젝트로 독립했다.
나처럼 작은 블로그 테마를 수정하는 사람조차, ‘누가 만들었지?’ 하고 이름을 검색하게 되니까.

2. "더 나은 툴"을 만들기 위한 순수한 욕구

자기가 쓰던 도구가 마음에 안 들어서, 아예 새로 만드는 경우도 많다.
WordPress가 너무 무겁고 느려서 Ghost가 나왔고, Gulp는 Grunt보다 간단한 빌드를 원해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그냥 내가 쓰려고” 만들었다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서 커뮤니티가 되고 프로젝트가 커진다.

3. 커뮤니티의 힘을 믿기 때문

오픈소스는 혼자 만든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버그를 고치고, 문서를 번역하고, 새로운 기능을 제안하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에서 나온다.
이런 참여 덕분에 소프트웨어는 점점 더 나아지고, 처음 만든 사람 혼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성장한다.


근데… 무료인데 수익은 어떻게 나지?

이게 핵심 궁금증이었다.
프로젝트는 커졌고, 기여자도 많다. 그런데 그 중심에 있는 개발자들은 생계를 어떻게 유지할까?

찾아보니 크게 5가지 방식이 있었다.

1. 후원 모델 (Sponsorship)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 중 하나. GitHub Sponsors, OpenCollective, Patreon 등을 통해 사용자나 기업이 자발적으로 후원한다.
예를 들어 Vue.js의 에반 유는 GitHub 후원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

나도 Ghost CLI를 설치했을 때, 아래 문구가 뜬다.
“Love open source? We’re hiring!” 혹은 “후원해 주세요.”

2. SaaS 서비스 운영

Ghost는 소스코드는 무료지만, ghost.org에서 제공하는 Ghost Pro는 유료 호스팅 서비스다.
WordPress도 wordpress.com에서 유료 플랜을 제공하고, JetPack 같은 유료 플러그인도 판매한다.

소프트웨어는 무료지만,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코드는 가져가도 되지만, 우리가 운영해줄게요. 대신 요금은 내세요.” 이 모델이다.

3. 컨설팅 / 커스터마이징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하거나, 특정 기업에 맞춘 고급 기능을 별도로 제공한다.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공식 개발자”에게 의뢰하는 게 더 빠르고 확실하기 때문에 수익이 발생한다.

예: Red Hat, Elastic, Automattic

4. 교육/강의/책

라이브러리를 만든 사람이 강의를 만들거나 책을 써서 판매한다.
React, Node.js, Docker 같은 생태계에선 실제로 그렇게 활동하는 개발자들이 많다.

5. B2B 후원 (기업의 전략적 투자)

대기업들이 직접 오픈소스를 후원하기도 한다.
페이스북은 React를, 구글은 Kubernetes를, 넷플릭스는 Chaos Monkey를 오픈소스로 풀었다.
이는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고, 뛰어난 개발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오픈소스는 공짜가 아니다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다. “오픈소스는 무료지만, 공짜는 아니다.”

내가 Ghost를 무료로 설치하고 테마를 마음껏 바꾸는 것도, 사실은 수많은 개발자들의 시간과 노력이 만들어준 결과다.
그리고 그 뒤에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가 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다.

오픈소스는 단순히 기술만 공유하는 게 아니라, 어떤 철학과 생태계를 함께 나누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그냥 블로그 테마를 바꾸고 싶었던 것뿐인데, 그걸 가능하게 해준 건 누군가의 오픈소스 정신이었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다음이 궁금해진다

이 글을 쓰면서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나도 언젠가 작은 것부터라도 오픈소스로 뭔가 올릴 수 있을까?”
꼭 대단한 툴이 아니더라도, 내 블로그 테마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의미 있지 않을까 싶다.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늘 같은 거다.
“이건 누가 만들었지?”
“왜 만들었지?”
“그 사람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